회사에 비치된 에스프레소 머신을 불평하긴 쉬웠다. 커피콩을 스타벅스나 일리로 바꿔주면 안되냐는 둥 (임대 머신이라 콩 선택 불가), 내린 커피에 가루가 많이 있다는 둥 매일 내려먹고 있는 주제에 틈만 나면 불평하곤 했었다.
그러다 저번주에 머신이 고장났고 업체에서 수리를 위해 수거되어 갔다. 며칠째 먹고 있는 맥심믹스는 텁텁하기 그지없다. 오늘따라 어찌나 따끈한 원두 커피가 마시고 싶던지, 회사를 나와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당장 먹고 싶은 커피다운 커피가 없었다.
작성하고 회사를 나온김에 가장 가까운 커피전문점까지 찾아갔는데, 10시 30분부터 오픈이라 나중에 오란다. 회사 근처에는 아침 일찍 커피 파는 곳이 없었던 것이였다. 매일 보던 커피숍 오픈이 그렇게 늦는 줄 처음 알았다.
아,,,, 그리하여, 신선한 커피를 섭취하는 것은 실패하고 말았다.
점심 식사 중 W가 에스프레소 머신이 수리완료 되어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다시 돌아온 그녀석을 만났을땐, 정말 '다시 돌아온 그댈 위해' 라는 노래라도 불러주고 싶은 심정.
간만에 듣는 덜덜덜, 치익하는 소리는 상쾌하고, 커피맛도 전에 비해 왠지 휼륭해 진 느낌.
못하는 일은 쉽게 눈에 보이고 불평하기 쉽지만, 소중한 부분은 없어져야만 알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또 한번 확인한 하루.
나의 소중함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나도 가끔은 사라지고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다. 마땅히 사라질때가 없다는 것과 돌아왔을때 민망함이 문제긴 하지만...
집근처의 가게들이 요즘 유난히 자꾸 바뀌는 것 같다. 얼마전에는 회전초밥집이 장사가 잘 안되나 싶더니, 어느날보니 설렁탕집으로 바뀌었다. 그러더니 그 옆에 있는 수족관에 크랩이 꿈지럭거리던 횟집이 동태찌게 가게로 바뀌더니, 이제는 제주 갈치가 맛있다는 가게가 문을 닫고, 공사중이다.
이런 사례에서 몇가지를 추리해보자면...
- 비싼 메뉴에서 가격이 낮은 메뉴로 변하고 있다. (불경기)
- 고급 음식들, 특히 그 중에서도 씨푸드는 CJ, 롯데, 신세계와 같은 대기업에서 하는 프렌차이즈들이 모두 장악해서 개인이 운영하기에는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양극화)
아,,, 뭘 생각해도 우울한 징조구나. 흙
마이크로트렌드 -
마크 펜, 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 외 옮김/해냄(네오북)
미처 몰랐던 (미국의) 예상밖의 트렌드, 그리고 거기서 얻을수 있는 비지니스적 아이디어가 짧게 기술되어 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트렌드를 다뤄서 그런지 두꺼운 책이긴 하나, 읽기에는 어렵지 않다.개인적으로 유용한 트렌드가 하나 있어 종종 써먹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드코어 지저분족' 이라는 트렌드.
지저분족에 무능력하고 나태할 것 같다라는 편견을 깨고 오히려 최종 학력, 연봉 면에서도 비지저분족보다 높았으며 진보적인 성향도 강하다는 것이다.
지저분족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리적인 시간부족과 과도하게 많은 물건들이라고 한다.
그래도 지저분족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정리방식이 있고 정리를 잘 못한다는 생각에 이미 마음 상해있는 상태이므로, 지저분족에게는 잔소리를 하는 것은 마음만 상하니 잔소리는 금물이라는 친절한 충고도 있다.
그 외에도 성형수술, 카페인, 고학력 보모, 이민자가정, 게임, 은퇴, 문신 등등...
사회 전반에 걸친 트렌드를 목차도 적절히 구분하고, 쏠리는 부분없이 정리해 두고 있다,
다 읽고나니, 뉴스위크 1년치 요약본을 본 듯한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의 책이다.
상식은 업그레이드 되나 뭔가 쿵! 하는 느낌도 없고, 내용에 비하면 광고에서 봤던 추천글들은 오바다.
예전에 코카콜라, 샤넬, 켈로그 등 각종 유명회사들의 창업스토리를 모은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가장 흥미로웠던 회사가 껌회사 '리글리' 였다.
창업자 리글리는 어릴때부터 아빠의 비누공장에서 육체노동을 하면서 근육질의 몸을 키웠고, (공부를 안하는 말썽꾸러기로 묘사되었던 것 같다) 애초에 공부에 관심이 없어 일찍이 아빠 비누를 파는 세일즈 맨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리글리는 비누를 사면 베이킹파우더까지 '끼워주는' 아주 획기적인 방식으로 비누를 판매했다.
그런데, 끼워준 베이킹파우더의 인기가 높아져서, 베이킹파우더만 따로 살 수 없냐는 편지를 계속 받게 되면서 베이킹파우더를 파는 것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그러다가 베이킹파우더에 '츄잉껌' 을 끼워주는 마케팅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츄잉껌' 만 따로 팔 수 없냐는 편지들이 쏟아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츄잉껌' 을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했고, 그때 만들어진 회사가 지금의 '리글리' 라는 회사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창업자 리글리의 진짜 대단한 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식사후 껌씹기" 라는 습관을 발굴했다는 점이다.
리글리는 식사 후 계산하고 나가는 손님들에게 '껌'을 드려보라며 식당에 공짜로 껌을 제공했다.
식사 후 제공한 '껌' 에 대한 반응을 그야말로 폭팔적이였고, 공짜로 제공한 대부분의 식당은 물론이거니와 우연히 껌을 접한 많은 사람들까지 '리글리' 의 주요 고객이 되었다.
고객의 습관까지 만드는 마케팅처럼 휼륭한 것이 또 있을까,
'리글리' 인수 기사를 보니, 감동스러웠던 리글리 마케팅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그리고, 이클립스를 유난히 좋아하던 H과장님도 생각나고, 참 많이 얻어먹었었지.... 에헴 :-)
출근하려고 버스정류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엄청나게 큰소리가 오토바이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소리난 쪽으로 살펴보니 식사배달하는 오토바이 한대가 저혼자 커브를 틀다가 넘어진 것이였다. 아이는 오토바이 아래에 하체가 깔려있는 상태였고, 주변에 있는 사람 몇명이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워주고, 아이를 일으켜 주었다.
직접 달려간 것은 아니지만,
놀란 가슴으로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고개를 숙이고, 옷을 털면서 일어나는 모습을 자세히 보니 꽤나 어려보이는 여자아이였다.
게다가 헬멧도 안 쓴 상태였는데, 저혼자 넘어졌기에 망정이지.... 아찔하다.
어떤 이유로 아침부터 배달 오토바이를 몰았어야 했을까.
아침부터 오토바이를 모는 일이 곧 끝나기를.... 그날 하루는 왠지 계속 우울했다.
행복하게 살고 싶은건 나만이 아닌데, 아침에 그아이도 마찬가지일텐데...


